이상규 원장
인터뷰
정보통신과 방송,
AI로 미래를 준비합니다.

2025년 3월 31일 이상규 원장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15대 원장에 취임했다. 이상규 원장은 KISDI 연구위원, 중앙대학교 경제연구소 소장, 정보통신정책학회 감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 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 원장에 선임되었다.
이상규 원장으로부터 경영철학과 연구원의 미래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Q
먼저 취임 소감 부탁드립니다.
A.

감회가 남다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001년에 제가 학업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첫 직장입니다. 오랜 세월 학생 신분으로 지내다가 처음 취업해 매사 서투르고 걱정이 많았는데, 훌륭한 선배님들과 좋은 동료들 덕분에 큰 실수 없이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저에게는 흔히 말하듯 ‘친정’ 같은 곳입니다. 5년의 연구원 생활 후 대학으로 옮긴 뒤에도 늘 생각나고 감사히 여기는 곳입니다. 한발 앞서 주제를 발굴하고 심도 있게 연구하는 경쟁력!

Q
정보통신 정책 전문가이자 학자로서 연구원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연구원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대한민국 정보통신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 제도 수립에 있어 독보적이며 지대한 공헌을 한 국책연구원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ICT 분야의 서비스, 기기 등과 관련된 모든 정책과 제도를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와 관련된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직 중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를 통해 시장의 경쟁 상황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경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것, ‘시내 및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도입’을 통해 전화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 제공 사업자를 번호 변경 없이 바꿀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 ‘보편적 서비스 제도 고도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진화되는 통신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주요한 성과로 떠오릅니다.

Q
외부에서 바라볼 때 연구원의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A.

연구원의 역할과 위상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느껴져 안타깝습니다. ICT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관련 연구소가 증가하고, 학회와 개인 연구자들도 늘어나 같은 분야의 경쟁자가 많이 증가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연구원만의 경쟁력과 강점이 있다고 평가하고 판단합니다. 최근 약해진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연구원은 국책연구원으로서 당장의 이익과 거리를 두고 사회 변화의 근본적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다른 연구원보다 잘 조성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수한 연구 인력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민간 연구소에 비해 훨씬 좀 더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과 인력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그런측면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주제들을 연구할 여력과 책무가 있습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 경쟁 기관보다 한발 앞서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연구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취임과 함께 인공지능(AI)과 연구원이 그간 축적한 다양한 데이터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A.

AI의 출현은 우리 생활의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국산 AI의 개발과 우위 확보에 중점을 두고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AI는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 로봇 등과 결합하면 생산 단계에서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따라 AI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이로 야기되는 생산 단계에서의 노동 소외, 생산물의 적정 배분과 소비 등 경제 활동의 모든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됩니다. 생산물 소유권과 적절한 배분 메커니즘(소득 분배)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도 필요합니다. 이는 국가가 해결할 가장 기본적 문제로, 우리 연구원이 이러한 이슈에 관해 연구하고자 합니다. 연구원은 그동안 통신과 방송 등 관련 분야에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 왔으며, 지금도 여러 방면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디어 패널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해 다양한 분석과 결과물들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는 그리 활발한 것 같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개할 수 있는 데이터는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고자 합니다.

Q
내부 경영과 관련해 어떤 변화와 혁신을 추구할지 궁금합니다.
A.

연구원의 핵심 기능은 좋은 연구 결과물을 생성하는 것이며, 이는 우수한 연구인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우리 연구원은 지방 이전 등으로 과거보다 인지도와 매력도가 떨어져 우수 인력 유치가 점점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됩니다. 따라서 근무 형태 유연화와 자율성 제고 등을 통해 효율적인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기획 능력 강화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도 높은 연구를 한다는 자긍심을 고취하며 우수 인력의 유지 가능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또한 유관 기관과의 소통과 공동연구를 통해 시의성과 중요도 높은 연구도 적극 추진하고자 합니다.

Q
아울러 현재 가장 개선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저의 시선에서 연구원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내적인 협력 기조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제가 짧은 기간 진단하기에 현재 연구원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취임사에서도 강조했듯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믿고 신뢰하며 연구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저의 첫번째 바람입니다. 연구원 구성원들이 워낙 개별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력을 강화하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집단 지성과 시너지 효과가 가장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매주 ‘소통 데이’를 진행하며 개인적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기 내내 최대한 화목한 연구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Q
원장님이 그리는 10년 후 연구원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A.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중추적 연구원을 꿈꾼다 ICT 분야는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10년 후를 상상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20년 전 재직할 때 이동전화 서비스는 음성서비스 위주였지, 지금과 같이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고 결제를 포함한 모든 금융서비스를 다 이용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영화 <써로게이트>(Surrogates, 2009)와 같이 AI와 로봇이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미래에서도 더욱 풍요롭고 인간적인 사회가 되도록 일조하고, 구성원 모두 보람된 일을 한다는 자긍심을 느끼는 연구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정진합시다.

Q
마지막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40주년에 대한 축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연구원이 어느덧 불혹의 나이인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비록 5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도 미력이나마 일조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 연구원은 많은 일들을 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연구원 40주년을 모든 구성원과 한마음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노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역대 원장님들, 밤새워 연구에 매진한 연구진들, 그리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과 관리에 애써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노고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